[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きみの鳥はうたえる)
느린 템포의, 전형적인 허무주의 일본 청춘물로 명 배우 에모토 타스크가 주연으로 열연했습니다.
에모토 타스크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작품으로도 유명한 '어느 가족'의 여주인공인 안도 사쿠라의 남편이기도 하죠.
또한 그의 부친도 조연 전문 중견 배우(야쿠자등), 동생도 코메디언/배우로 활동하는 영화 일가족 입니다.
최근 들어 만화 실사판 영화만 만들고 있는 일본영화 판에 제대로 된 일본 영화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해 주는 영화를 봤다는 느낌입니다.
최대한 스포는 자제하겠습니다.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점은 여주인공인 이시바시 시즈카 였습니다.
그녀는 딱히 이렇다할 대표작도 없는 배우이지만 중견배우 이시바시 료의 딸이며 동생도 음악 활동을 하는 연예인 집안출신입니다.
그래서인지 연기가 전혀 어색하지도 않았고 에모토 타스크 같은 연기파 배우를 상대로도 쫄기는 커녕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과장을 보태자면 '남의 섹스를 비웃지마'와 '8일째 매미' 주연을 했던 나가사쿠 히로미가 떠오를 정도 ...
30대의, 어디에서나 볼수 있는 전형적인 일본 여성이라는 느낌입니다.
독립적이고 자유로우며 사회적 욕구와 향상심은 없지만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는 소박한 느낌.
...........거기에 더한 약간의 허무주의.
홋카이도 그것도 메인 시티인 삿포로가 아닌 하코다테라는, 다소 일본인이 봐도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배경.
그 배경이 주는 소도시의 추운 이미지가 외로움을 배가 시켜주는 맛도 있는 듯 합니다.
이에 더해 그들이 밖에서 주로 활동하는 '새벽'도 영화의 포인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새벽 하코다테 거리를 활보하는 그들이 담긴 장면.
그 장면으로도 영화 전체를 대변할 수 있을 정도의 메시지가 느껴졌습니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갈등으로 인한 부모와 자식간의 역할에 따른 반응이 같은 아시아 국가인데도 많이 다른데 본 영화 뿐이 아니라 대부분의 현실지향성 일본영화들이, 부모는 죽음이나 병을 덤덤히 받아들이고 출가한 자식들 (대부분이 같이 살지 않음) 에겐 연락 조차 안하는 점과 , 자식은 자식대로 그런 부모의 인풋만큼만 딱 아웃풋하는 면에서 가족간의 정 혹은 유대관계가 한국과는 매우 다른 면에서 오는 이질감이 오히려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마치며>
본 영화가 기존의 일본 허무주의 청춘물과 눈에 띄게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우선 배경의 독특함과 편집의 러프함 (극화를 최소화여 현실적 감각을 살림) , 적당히 제한된 장소와 등장인물의 배치로 느린 템포 속에서도 긴장감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라 하겠습니다.